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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Oh! my 밥! 조회수 : 2186
  작성자 : 못난곰 작성일 : 2010-11-08

한국에서는 미국에 사는 사람들은 미국음식을 먹고 살 거라고 생각합니다. 포크와 나이프를 든 모습으로 스테이크를 먹고 영화에 나오는 근사해 보이는 음식들을 우아하게 먹을거라고 생각하지요.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다릅니다. 거의 모든 한인들이 하루에 최소한 한끼, 두끼, 어떤분들은 세끼를 다 한식으로 먹습니다. 물론 미국음식도 먹고 식당에도 가지요. 하지만 미국에 오래 살아도 우리는 김치를 먹고 밥을 먹어야 합니다.

이번에 미시간 집회에 가면서 목사님과 일행들의 식사에 얼마간 신경이 쓰이더군요. 연속되는 미국교회집회여서 한국음식을 먹을 기회가 없으실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또 집회하시는 곳이 대부분 한인들이 별로 살지 않는 지역이어서 한국식품점이나 음식점을 찿기힘든 곳이기도 했구요

우리 가족은 여행을 할 때 반드시 한국음식을 준비해서 갑니다. 김치와 밑반찬, 작은 밥솥과 쌀을 가지고 가서 밥을 해 먹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가면서 준비해 갔지요. 컵라면도 두박스 사가지고 갔습니다. 한박스면 충분하지만 목사님 일행들에게 필요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아니나 다를까. 집회에서 만난 목사님과 사모님은 음식에 적응이 되지않아 하셨습니다. 20년 넘게 미국에서 산 저희도 매일 먹으면 못견디는 음식인데 어련하셨겠습니까? 집회 중간에 교회에서 준비한 음식을 먹지만 아주 넌더리를 내시더군요. ㅎㅎㅎ 교회에서는 정말 제가 보기에도 정성껏 준비한 음식이었지만  어찌하오리까!  입에 맞지 않는 것을요. 흑흑흑

그래서 2시에 시작한 토요일 집회를 마친후 자정이 넘은 시각에 저희 밥통에 있던 밥과 같이 갔던 사부님 밥통에 있는 밥과 반찬을 가지고 목사님이 묵고 있던 호텔로 갖다 드렸습니다. 식사를 하시면서 함께 교제를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갔지만 목사님은 피곤하신 상태에서도 상담전화를 받고 계셨고 다른 분들도 사역으로 극도로 지친 상태여서 그냥 식사만 전해드리고 와야 했지요. 그 아쉬움이란!

주일 아침 다시 밥을 했습니다.
주일 예배를 마치면 2000리를 달려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가면서 저녁으로 먹으려구요.

주일예배 마치고 교회에서 준비한 점심을 먹었습니다. 빵과 파스타, 셀러드, 생선요리, 미국식 볶음밥, 멕시코식 볶음밥 등 정말 정성을 다해 만든 식사였습니다. 한접시를 먹고 나자 서빙하시는 여자분이 파스타를 들고 와서 더 먹을 거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배가 고팠기 때문에 더 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는 저를 보고 문난자집사님이 물으셨습니다
"그게 맛있어요?"
저는 집사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어이구! 물린다 물려. 내게 밥과 김치를 다오!"

"네. 괜찮아요"
미국에 20년 이상 산 저로서는 그런 음식도 자주 먹으니까요.

저와 사부님은 떠나면서 밥통의 밥과 남은 반찬을 몽땅 털어 드렸습니다.
아직 그분들은 하루 더 그곳에서 머물러야 하니까요.
 
Oh! my 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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